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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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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만난 모네,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모네가 저희 집에 온 지 여덟 달이 지났습니다.
다음 달 2일이면 꼬박 아홉 달을 채우게 되네요.

저와 저희 가족은 모네에게 푹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네가 유기견이었다는 사실을 
말하기도 어색할 만큼요. 

가끔씩, 낯선 길을 떠돌았던 모네의 시간을,
제가 절대로 알 수 없을 그 시간을 상상할 때면 
마음이 너무 아프곤 해요.

'왜 이렇게 이뻐 우리 모네는?'
'왜 이렇게 잘 생겼어 우리 모네는?'
'왜 이렇게 귀여워 우리 모네는?'

저는 이 얘기를 매일, 하루에도 열두 번도 넘게
모네랑 가족 귀에서 피가 나도록 말하는 
모네 바보가 되어버렸어요.ㅋㅋㅋㅋ

모네가 우리집에 안 왔으면 어쩔 뻔했나
아찔한 생각이 들 때마다 
강릉시동물보호센터 선생님들께 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유기견을 데려와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후 
유기견 입양 정보 사이트들을 들락거리며 보낸 두어 달.
지난 3월에 사진이라곤 
케이지에 들어가 있는 모습, 단 한 장뿐이었던 
한 아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았고 
구부정하게 들어가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 아이를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생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이 아이를 데려오자고 했고, 
동생도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3월 21일, 월요일에 
강릉동물사랑센터에 전화로 문의를 해서
입양 신청서를 쓰게 되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여러 이유로 인연이 닿지 않았던 
몇 번의 사례를 생각하면서, 
꼭 데려오고 싶다는 마음으로 
꼼꼼히 입양 신청서를 썼습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루가 일주일 같은 날들을 보내고
그 주 목요일에 상담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이의 성격과 특징을 가감 없이 
꼼꼼히 설명해 주셔서 마음의 결정을 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흥분도가 높고, 붙잡거나 하는 싫은 행동을 하면
으르렁거린다. 기본 훈련이 필요하고
한없이 해맑은 아이다. 등등
우려되는 부분과 조심해야 할 내용들을
설명해주셨고, 저는 센터에서 
아주 세심하고 신중하게
입양 심사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그때 남긴 메모를 
찾아서 보고 있는데 감회가 새롭네요.
제 동생도 직접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고자 
전화를 한번 더 드렸었는데,
정말 친절하게 상세히 설명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상담전화를 마치고, 
'안 되면 뭐 개훌륭이나 세나개에 나가는 거지 뭐~'
이런 마음을 먹고 기다렸습니다.
선생님들도 의논해보시고 전화를 주신다고 했고
일요일에 정말 너무 기쁜 전화를 받았어요.
저희에게 보내고 싶으시다는 말씀을요.

모네를 데려가기로 약속한 날까지
일주일을 얼마나 설레하며 보냈는지 모릅니다.
틈 나면 이마트에 가서 
모네를 위해 어떤 장난감을 살지 고민하고
필요 물품들도 주문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까지 모네 이름은 임시로 '강릉이'였어요.

강릉이를 만나러 간 날 첫 만남의 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장면이에요.
강릉이를 데리러 간 선생님께서
문을 열고 들어오시자마자 
저희에게 뛰어오며 반겨주는 강릉이를 보고 
너무너무 기뻤어요.

흥분도가 높고 천방지축인 아이가 
강릉에서 서울로 가는 내내 켄넬 안에서 
얌전히 있는 모습을 보며 뭉클한 마음도 들었어요.

집에 오고 나서 처음엔 두어 번 마킹을 했는데
금세 자기 집이라는 생각이 든 건지  이내
마킹은 하지 않더라고요.배변도 걱정되어 
곳곳에 패드를 깔아놓았는데
거실에서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이튿날 
정확하게 패드를 찾아가 배변을 하더라고요.

우리 모네는 알고 보니 천재였습니다.

모네는 처음 발견됐을 때 몸무게는 
6.5kg이라고 기재돼 있었고, 상담 때는 
7kg 정도 되었다고 들었는데요.
중성화 수술 때 수의사 선생님께선
엑스레이를 보여주며 
아이에게 지방과 근육이 아예 없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해주셨어요.ㅠㅠ

처음 만났을 때 곰돌이처럼 귀여운 모습이었는데
그건 다 덥수룩하게 자란 털에 가려진 착시였고,
털을 밀고 보니 허리가 앙상했어요.ㅎㅎ
만약 보호소에도 들어가지 못했다면 
상황은 더 나빴겠지요.
수의사쌤은 이 정도 뼈대면 9kg는 돼야 한다고 하셨는데
지금 그 숫자는 현실이 되었습니다..ㅋㅋㅋ

가족들이 앉거나 누워 있을 때 와서 앞발을 걸치며 
함께 쉬는 모네의 모습, 
집 앞 편의점에 5분만 나갔다 와도
5년 만에 본 것처럼 반겨주는 사랑둥이.
밥 먹을 때, 간식 먹을 때 신남 그 자체인 발걸음,
앉아, 기다려는 기본이고
손, 저쪽 손, 안녕하세요~, 하이파이브, 코, 스마일 등등
모두 마스터한 천재견의 모습에다
놀아달라고 장난감을 수시로 들이미는 모습 등등
뭘 하든 그 하나하나가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존재 자체가 사랑인 모네예요.
동생과 아버지와 저는 이제 모네 없인 못 살아요.ㅎㅎ

동네 산책로가 봄철 벚꽃이 무척 예쁜 길인데,
저는 모네 덕분에 이곳이 가을 단풍도 
너무 예쁜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희에게 모네를 보내주신 
강릉시동물사랑센터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영원한 보금자리를 기다리는 
여러 댕냥이 친구들을 위해 
밤낮없이 일해주시는 선생님들,
고되고 힘든 일인데도,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입양 날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는 센터를 
직접 방문하면서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으신지 알 수 있었어요.

센터 앞 놀이터에 나와 놀고 있던 
다른 친구들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강릉 센터에 있는 모든 친구들이 영원한 보금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늘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입양을 망설일 때 용기 내서 한 발만 더 나아가면
생각지도 못한 행복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으르렁거리던 것도  안 된다는 걸 가르치니
금방 고치는 걸 보면서
세상에 문제견이란 없구나.
사랑이 필요한 거구나, 싶더라구요.
저도 아직 모네에 대해 알아갈 게 많지만
모네가 행복한 견생을 살 수 있도록 잘 키우겠습니다.

모네 소식은 종종 또 전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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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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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관리자
    우리 모네♡ 모네 데리러오셨을때 모네를 보고 환하게 웃으면서 반겨주셨던 가족분들의 표정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해요ㅎㅎ 입양가는날 천방지축했던 모네모습도요ㅎㅎ 큰 기럭지로 얼마나 껑충껑충 뛰어가던지ㅎㅎ 천재 모네가 알았던거같아요 저 문을 열면 평생 자기를 사랑해줄 가족분들이 계신다는 사실을요 우리 모네 사고치지않을까 사실 걱정도했지만 든든한 가족분들이 계시는걸알기에 걱정이 금방 사라졌다죠^^ 모네와 함께 오래오래 매년 벚꽃길과 단풍길을 행복하게 걸으시기를 늘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ㅎ